2022.03 「세품생활 서문」, 지현아,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는 2022년 3월 3일부터 3월 20일까지 장한이 작가의 “세품생활”을 개최한다. 전시 제목의 “세품생활”이란 세상을 대하는 자세라는 뜻의 ‘세품’에 더 나은 삶과 환경을 향한 노력이란 의미의 ‘생활’을 연결한 것이며, 작가의 앞을 위한 다짐과 위로,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담겨 있다.
“정답이 없는 것들 속에서 끊임 없이 만들어지는 나의 질문과 생각들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를 위한 나만의 장치로서의 24가지 태도; <24세품도>, 이것은 나에게 세상을 대하는 자세이자, 마음의 중심점을 찾아내는 방법이며, 호흡 같은 것이다.” -장한이의 작가노트에서-
장한이는 몇 년 전부터 ‘시의도’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화법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여기서 ‘시의도’란 시, 혹은 노래 구절을 그림과 함께 담은, 시와 그림이 서로 상호 보완하는 전통 회화 기법의 한 종류이다.‘시의도’에 나타나는 형상은 시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함축하고 시적 화자의 시정과 감상자와 심상을 연결시켜주는 매개가 되기도 하며 화가 자신의 주체적 정서와 정신성을 투영하는 은유적 장치가 되기도 한다. 장한이는 ‘시의도’의 특성을 해석하고 그에 본인만의 태도를 덧붙여 <24세품도>를 만든다. 당나라 시인, 사공도의 <이십사시품도>에서 ‘시품’은 시를 대하는 스물 네 가지의 품격을 일컫는데, 시인의 생활, 사상, 자연과의 관계 등 모호하고 정확하게 풀어내기 힘든 것들을 시와 그림으로 함께 풀어낸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장한이의 <24세품도>는 본인만의 세상을 대하는 24가지의 태도, 정서, 마음가짐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고 짧은 문장, 즉 시를 짓고 그에 형상을 더한다. 반복적으로 주위에 일어나는 공공연한 현상들에 대한 사유를 글로 기록하고 이미지로 나타낸다.
그렇다면 장한이의 <24세품도>에서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란 어떠한 태도를 의미 하는가. 물질이나 관계에 관한, 크게는 사회, 세계에 대한 의식과 통찰이 있다. 그 의식은 때론 매우 당연시 여겨지는 것으로 매우 고무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세품생활”이란 이러한 고정적 관념을 깨기 위한 장치의 의미로써 세상을 만성적이고 고질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본질만을 이해하기 위한 태도인 것이다. 장한이의 일상 즉, 기록하기, 글쓰기, 분류하기는 본질과 사실의 즉각적 행위이다. 이 후 행해지는 그림 그리기는 글을 의미화 시키고 기호화 시키는 작업인데 이 과정 속에서 무의식 또는 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형태가 문제 삼아 진다. 몸과 눈에 이미 깊숙이 베어 있는 형상이 자리잡고 있어 그것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장한이의 그림은 나날이 손이 빨라지고 즉흥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고정된 의식의 흐름을 막기 위해 최대한 최초의 사유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몸을 빨리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장한이의 그림은 동작(태도)이 만든 리듬이 된다. 이것은 사유 이후의 “세품생활”이라는 장치가 작용한 그리기 행위가 낳은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질적으로, 처음의 사유 그대로 세계를 보고 읽으려는 태도는 결국 그것을 지키기 위한 몸의 즉각적 행위에 의해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리드미컬한 형태를 낳는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장한이의 <24세품도>는 좀 더 편안하게 호흡 할 수 있는, 내뱉을 수 있는, 즉흥적 행위를 통한 삶에 대한 사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세상살이에 대한 개인의 감정적일 수 밖에 없던 개별적 기록과 이미지들은 “세품”이라는 방식을 만나 길게 연결된 체인의 형태로 변해간다. 각 각의 고리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특유의 리듬을 형성하고 그 과정 속에서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24세품도>에는 말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심상들이 몸의 동작 그대로 나타난다. 거기에는 더 이상 딱딱한 선과 면이 되기를 거부하며 마치 바람과 강물처럼 유영하기를 바라는 장한이의 세상을 대하는 생활과 사상의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정답이 없는 것들 속에서 끊임 없이 만들어지는 나의 질문과 생각들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게 되었다. 그를 위한 나만의 장치로서의 24가지 태도; <24세품도>, 이것은 나에게 세상을 대하는 자세이자, 마음의 중심점을 찾아내는 방법이며, 호흡 같은 것이다.” -장한이의 작가노트에서-
장한이는 몇 년 전부터 ‘시의도’에서 영감을 얻어 자신의 화법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여기서 ‘시의도’란 시, 혹은 노래 구절을 그림과 함께 담은, 시와 그림이 서로 상호 보완하는 전통 회화 기법의 한 종류이다.‘시의도’에 나타나는 형상은 시의 내용이나 분위기를 함축하고 시적 화자의 시정과 감상자와 심상을 연결시켜주는 매개가 되기도 하며 화가 자신의 주체적 정서와 정신성을 투영하는 은유적 장치가 되기도 한다. 장한이는 ‘시의도’의 특성을 해석하고 그에 본인만의 태도를 덧붙여 <24세품도>를 만든다. 당나라 시인, 사공도의 <이십사시품도>에서 ‘시품’은 시를 대하는 스물 네 가지의 품격을 일컫는데, 시인의 생활, 사상, 자연과의 관계 등 모호하고 정확하게 풀어내기 힘든 것들을 시와 그림으로 함께 풀어낸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장한이의 <24세품도>는 본인만의 세상을 대하는 24가지의 태도, 정서, 마음가짐에 대하여 정의를 내리고 짧은 문장, 즉 시를 짓고 그에 형상을 더한다. 반복적으로 주위에 일어나는 공공연한 현상들에 대한 사유를 글로 기록하고 이미지로 나타낸다.
그렇다면 장한이의 <24세품도>에서의 “세상을 대하는 태도”란 어떠한 태도를 의미 하는가. 물질이나 관계에 관한, 크게는 사회, 세계에 대한 의식과 통찰이 있다. 그 의식은 때론 매우 당연시 여겨지는 것으로 매우 고무적인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세품생활”이란 이러한 고정적 관념을 깨기 위한 장치의 의미로써 세상을 만성적이고 고질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 본질만을 이해하기 위한 태도인 것이다. 장한이의 일상 즉, 기록하기, 글쓰기, 분류하기는 본질과 사실의 즉각적 행위이다. 이 후 행해지는 그림 그리기는 글을 의미화 시키고 기호화 시키는 작업인데 이 과정 속에서 무의식 또는 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형태가 문제 삼아 진다. 몸과 눈에 이미 깊숙이 베어 있는 형상이 자리잡고 있어 그것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장한이의 그림은 나날이 손이 빨라지고 즉흥적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고정된 의식의 흐름을 막기 위해 최대한 최초의 사유에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몸을 빨리 움직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장한이의 그림은 동작(태도)이 만든 리듬이 된다. 이것은 사유 이후의 “세품생활”이라는 장치가 작용한 그리기 행위가 낳은 부산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본질적으로, 처음의 사유 그대로 세계를 보고 읽으려는 태도는 결국 그것을 지키기 위한 몸의 즉각적 행위에 의해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리드미컬한 형태를 낳는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장한이의 <24세품도>는 좀 더 편안하게 호흡 할 수 있는, 내뱉을 수 있는, 즉흥적 행위를 통한 삶에 대한 사유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세상살이에 대한 개인의 감정적일 수 밖에 없던 개별적 기록과 이미지들은 “세품”이라는 방식을 만나 길게 연결된 체인의 형태로 변해간다. 각 각의 고리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특유의 리듬을 형성하고 그 과정 속에서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24세품도>에는 말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없는 심상들이 몸의 동작 그대로 나타난다. 거기에는 더 이상 딱딱한 선과 면이 되기를 거부하며 마치 바람과 강물처럼 유영하기를 바라는 장한이의 세상을 대하는 생활과 사상의 태도가 잘 드러나 있다.
지현아(프로젝트 스페이스 영등포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