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Works /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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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십이세품도(十二世品圖)

12 ways of livig my life with poems and pictures


사공도의 24개의 시론이 시를 대하는 자세로 세상을 바라본 것처럼 나도 나만의 12가지 태도, 정서, 마음가짐, 현상에 대해서 정의를 내리고 짧은 문장을 지어 그림으로 남겨보려고 한다.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내가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요즘 세상에 대해서 어떤 자세로  살아가기로 했는지 등등 글로 기록하고 이미지로 나타내 본다. 시의도는  본인이 하고 있는 작업 방식과도 비슷한 점이 많아 적극적으로 차용해보고 있다. 글과 그림의 상호보완을 통해 글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은 이미지로 형상을 빌어와 그 의미를 확대하고, 그림은 시적인 글의 상상력을 더 넓혀준다.








“여보세요? 당신, 다 보여요. 뭐해? 바빠? 이거 1 누구야? 
이것이 당신의 숫자인가요? 여보세요? 도망갔어요? 우리 소통해요."


풀이: 통할 통, 끊을 절 / 소통의 단절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매체를 계속해서 늘어나는데, 오히려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자신의 행동들 때문에 사람들이 매체마다 소통하는 집단을 분류하고 선택적 소통을 한다는 점이 아이러니 하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요즘 학생들에게 카톡은 학급반 단체 공지 , 가족들과 연락하는 곳/페이스북 메세지는 친한 친구들과 대화를 주고 받는 곳으로 나눈 다는 이야길 들었는데, 이 점 또한  소통을 원해서 시작한 것들이 단절을 만들고 다시 또 소통을 하기 위해 떠나버리는 모양새다.
“나쁜 말은 내뱉으면 다시 튕겨 나오고, 나쁜 말은 내뱉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나쁜 말은 내뱉으면 다시 돌고 돌아 불어나버리고, 나쁜 말은 나를 찌른다."



풀이: 나쁠 탑, 돌아갈 귀 / 나쁜 것은 돌아온다

누구에게나 질투와 미운 마음은 있지만, 내가 가장 후회스러울 때는 그것을 꼭 참지 못할 만큼 가득 품고있다가 내뱉았을 때이다. 그 순간만큼은 나의 생각을 드디어 전달 했다는 기쁨에 속이 시원하지만, 이내 곧 내가 전달했던 의도와 다르게 더 많은 악의가 더해져 모든 의도가 나의 입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되어 버린다. 모든 질타를 다 맞은 나는 깨달았다. 나쁜 말은 반드시 돌아오는 구나. 앞으로는 말을 조심하려고 하지만 그 미운 마음을 다스리기란은 여전히 쉽지 않은 일이다.
“너와 나의 거리는 딱 이정도가 적당하다. 기대도 실망도 없는 딱 좋은 거리다."



풀이: 마땅 당, 떠날 리/ 적당히 떨어지다

기대를 하지 않으면 실망도 없다. 당연할 것이라는 생각은 가장 위험한 생각이다. 가끔은 내가 너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것들을 뒤늦게 알게 되면 서운할 때가 있지만, 나는 이내 맘을 접는다. 나 또한 다 보여줄 준비가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적당히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는 거리를 재고, 딱 그 거리만큼만 나를 보여준다 표현할까 망설였던 나의 반은 담가버린다.

“내가 원하는 것은 분명 저 쪽에 있었다. 수 많은 가지를 헤집고 원하는 것 앞에 섰다. 이것이 진정 내가 원했던 것인지 확신이 서지않았다."



풀이: 잊을 망, 원할 원/ 원하는 것을 잊다

너무 많은 정보에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모른다. 수 만 가지 선택지는 뚜렷한 취향을 지우고 흔든다. 처음엔 내가 원하는 것이 분명 있었는데, 옆을 보니 저 선택도 괜찮아 보인다. 내가 무엇을 원했던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원했던 보편적인 선택도 괜찮아 보인다. 그나마 간추린 선택지 사이에서 또 다시 고민한다. 대중성을 따라갈 것인가, 적당히 튀지 않는 것을 따라갈 것인가, 내가 처음에 원했던 대로 따라갈 것인가 선택에 따른 가치를 매기기 시작한다. 수 많은 가지에 휩쓸리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잊어버린다.
“바람이 계속 불면 나는 그대로 떠밀려 떨어져야 한다. 나를 감당할 수 있는 벽으로만 겹겹이 쌓았다."



풀이: 숨을 둔, 나 아 / 도망치는 자아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이 너무나도 다양해진 지금 너도 나도 자신을 뽐낸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필사적으로 스스로를 알려야 하지만, 모든 이가 잘 맞는 일도 아니고 하고 싶은 일도 아니다. 드러낼 수록 나의 많은 것을 보여주어야 하고,남들의 이야기까지 봐야한다. 드러내고 싶지만 모든 이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양한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각각의 맞는 사람들에게만 보여주고 싶다. 나는 계속해서 등 떠밀려 숙제처럼 미루고 미루다가 여러 개의 방을 만들었다. 초대된 사람만 방문할 수 있게 그리고 나를 만날 수 있게.
“적당히 따사롭고, 적당히 고요하며, 적당히 들리는 콧노래. 그 어딘가 완벽한 중심을 찾아서 헤매고 또 떠다닌다."



풀이: 놀 유, 찾을 탐 / 떠돌며 찾아다닌다

개인의 공간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 고립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소통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내가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하지만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한다. 너의 대화가 들리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적막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어딘가를 찾아서 계속해서 떠다닌다.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린 외로운 사람들이다.

“너무 톡 쏘아서도 안되고, 너무 밍밍해서도 안된다. 싱겁지도 짜지도 않는 그 적당함. 어렵다.”



풀이: 맞을 적, 어려울 난 / 적절하기 어렵다


‘적당하다’는 대체 어느정도 일까. 너무 짜도 안되고 너무 달아도 안된다. ‘적당함’은 한 스푼일까 다섯 스푼일까. 자신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면 간이 세고 흐지부지한 입장을 가지면 맛이 밍밍하다. 적당히 살기 어려운 세상이다.


“당신과의 추억에 우리 사이가 가깝게 느껴졌다고 생각했지만 나의 착각이었다. 나는 그들에게 마침 옆에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스스로를 위해 단독의 존재가 되기로 했다. “



풀이: 스스로 자, 무거울 중/ 스스로를 중히 여기다

독립적인 존재가 되고 싶다. 나를 만날 때는 내 옆의 부재인의 안부가 아닌 나의 안부를 물어봤으면 좋겠다. 넋 놓고 주는 밥을 먹다 보면 내 그릇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다. 나는 1+1의 존재가 아닌 단독의 존재로서 인정받고 싶다. 나는 그대로 나다.

“연기처럼 사라지고 싶다. 구름 가득한 날에 숨어버리고 바람이 이내 불면 흩어져 아무도 내가 존재했었다는 것을 모르겠지“



풀이: 연기 연, 사라질 멸/ 연기처럼 사라지다

사라지고 싶다. 잠시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것이 아닌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지고 싶다. 내가 있었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할 정도로 사라지고 싶다. 원하지 않는 권유를 받고 싶지않다 거절하는 것도 지쳤다. 보고 싶지 않다. 내가 존재했었다는 사실도 모른다면 이런 권유도 강요도 거절도 눈 앞에 보고싶지 않은 틈도 받지도 보지도 않을 것이다
.
“그만 울부짖으세요. 당신의 날카로움도 너그러이 안아주려고 해요. 내려와서 한번 헤엄쳐보세요. 정처없이 떠돌아다녀도 나는 외롭지 않아요. 아무도 뭐라하지 않아요. 나는 신경 쓰지않으니까요.”



풀이: 꾸러미 포, 이길 승 / 감싸주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자존심 높은 사람은 낮은 자존감을 숨기기 위해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다. 이 사람의 할큄에 똑같이 반응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무시하는 마음이 설령 그 안에 있더라도 드러내지 않고 너그러이 져준다. 그 사람의 날카로움을 감싸 안아주는 것이 오히려 이기는 것이고 말려들지 않는 것이다.

“이들의 차이는 어두움과 밝음이 아닌 시나리오 가지 수의 차이이다. 그저 생각이 많을 뿐이다. 사람들은 시나리오가 많은 사람을 찾지 않는다. ”



풀이: 필 발, 일 사 / 일이 그저 발생했을 뿐이다

까칠한 사람은 까칠하지 않다. 생각이 많을 뿐이다. 머릿속에 수 만가지 시나리오들이 노파심을 만들고 거절을 말하게 한다. 이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터무니 없는 제안은 생각이 많은 사람을 까칠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까칠한 사람과 어울리는 것을 꺼려한다. 불편하기 때문이다. 제안을 해도 거절당할 것 같기 때문이다. 두루두루 어울리기 쉬운 해맑은 사람이 좋다. 해맑은 것은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다. 그저 생각이 많은 사람보다 생각을 덜하는 것 뿐이다. 머리 속에 우려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어떤 일이 발생해도 그저 발생했을 뿐. 예상했던 것도 아니고 예상치 못했던 것도 아니다.
“나를 좀먹던 속박에서 벗어나자, 스스로 밝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 누군가 찾아와도 찾아오지 않아도 나는 스스로 빛나기로 했다.”



풀이: 빛날 휘, 사람 인 / 빛나는 사람

사랑함에는 타당함이 필요할 때가 있다. 한번의 권유가, 선택이 받지 못한 자에게는 연쇄적인 기회 박탈이 일어난다. 빛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성장이 더딘 자신이 밉고 비교에 얽매인다. 스스로 밝은 사람이 되기로 했다. 나는 좀먹던 속박에서 벗어나자. 스스로 빛나는 사람이 되면 나를 찾아 올 테니까. 아니면 찾아오지 않아도  나는 스스로 빛이 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