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Works /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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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Artist’s Note
작가노트

나를 나이게끔 하는 믿음들이 있다. 모든 일에는 적당함이 있다고 믿는다. 그 적당함의 지표는 내 안에서 중심이 세워 질 때라고 믿는다. 나 스스로에 대한 믿음은 타고난 기질 보다는 바깥에서 오는 정보의 축적으로 형성된다. 외부로부터 들리는 이야기와 사건을 기록한다. 무엇이 최선이었을 지, 어떻게 대처했으면 좋았을 지, 앞으로는 어떤 행동을 할 지에 대해서 나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 이야기들을 그림에 담는다. 말로도, 글로도 잘 설명이 안되던 나의 중심을 세워가는 과정은 그림에 모두 기록된다.

그림에 기록하는 과정은 충돌적으로 다가온 사건을 해체하고 조립하고 남은 흔적과도 같다. 완전하게 견고한 형체도 아니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도 아니다. 그림에 자국과 흔적은 어느 곳 한 곳에도 치우치고 싶지 않아 적당함을 찾으려는 나와 닮았다. 순지에 물감이 스며듦과 더 이상 스미지 못하고 자국으로 남는 것의 교차에서 나의 중심을 세워보고 있다.

내 그림은 언제든 꺼내어 보고 싶은, 나를 다잡아 줄 수 있는 나만의 지침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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