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Works /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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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사가 이용 안내: 빌려드립니다》

Guide to Using SA-GA


매일의 상념을 수행적으로 기록하고 쌓아 올리는 장한이의 작업을 마음 선반, ‘사가(思架)’에 담아내면 어떤 모양일까? 장한이는 일상의 관계로부터 발생하는 감정들을 분류하고 재해석한 뒤 이를 기호로서 시각화한다. 하여 어떤 작업은 다채로운 형상들이 화면 위를 반복해 부유하는 그림 일기장 같고, 여느 때에는 글과 그림이 한데 병치된 시화첩의 형식을 구사하며, 벽장문을 장치 삼아 그 너머의 내면을 관찰하기도 한다. 이처럼 작업은 동일한 뿌리에서 출발하되 도서관에 분류되어 꽂힌 여러 가지 서적들처럼 서로 다른 줄기로 표현된다.

본 전시는 챔버를 장한이의 책장으로 상정한 뒤, 도서 분류 기호에 따라 공간을 구성하듯 작업을 갈래짓고, 또 응집하여 작업의 현주소를 엿보도록 한다. (···) 장한이의 심상이 빼곡히 담긴 드로잉에는 화면 위 형상을 도출해 내기까지 곱씹는 무수한 생각과 소란한 감정이 온전하게 자리한다. 서지 정보가 적힌 종이를 들고 책을 열람하듯, 안내 수첩 속 기록과 맞닿은 감각을 찾아가며 그의 수행적 관점을 잠시 빌려보는 여정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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